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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크레스티드 게코 번식(브리딩) 완벽 가이드:준비부터 해칭까지 A to Z

크레스티드 게코 번식(브리딩) 완벽 가이드:
준비부터 해칭까지 A to Z

파충류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크레스티드 게코는 귀여운 외모와 온순한 성격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단순히 기르는 것을 넘어, 내 손으로 직접 2세를 받아보는 크레스티드 게코 번식은 사육의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다행히 크레스티드 게코는 비어디 드래곤이나 카멜레온 같은 다른 파충류에 비해 번식 난이도가 비교적 쉬운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생명을 다루는 일인 만큼 철저한 준비와 지식이 필수적입니다. 오늘은 암수 개체의 준비 조건부터 메이팅, 산란 관리, 그리고 부화까지의 전 과정을 전문가 수준의 정보로 상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지금부터 성공적인 브리딩을 위한 여정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크레스티드 게코 번식(브리딩) 완벽 가이드:

1. 번식의 시작, 완벽한 타이밍과 조건

브리딩을 시작하기 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시기입니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보통 날이 추워졌다가 풀리는 시점, 즉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시기가 가장 적절한 번식 시즌입니다. 남부 지방 기준으로는 빠르면 12월부터, 경기 및 서울권은 1월에서 4월 사이에 주로 진행됩니다.

성공적인 크레스티드 게코 번식을 위해서는 암수 개체가 성적으로, 그리고 신체적으로 충분히 성숙해 있어야 합니다. 준비되지 않은 개체를 무리하게 합사할 경우 에그 바인딩(난산)이나 칼슘 부족 등 심각한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아래 표를 참고하여 꼼꼼히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구분 암컷 (Female) 수컷 (Male)
권장 나이 생후 1년 6개월 ~ 2년 이상 생후 1년 이상
권장 무게 40g 전후 (최소 38g 이상) 25g 이상 (마르지 않은 체형)
체크 포인트 비만 개체는 난산 위험 있음 암컷 제압을 위한 체격 필요

특히 암컷의 무게는 매우 중요합니다. 40g 이상이 안정적이지만, 50g에 육박하는 과도한 비만 개체는 오히려 번식 효율이 떨어지고 난산의 위험이 큽니다. 반대로 수컷은 너무 마르면 암컷을 제압하지 못해 메이팅에 실패할 확률이 높으므로 건강한 체형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2. 배란 확인 및 메이팅(교미) 노하우

준비가 되었다면 이제 암컷의 배란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크레스티드 게코는 다른 파충류에 비해 배란 확인이 비교적 수월한 편입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꼬리와 뒷다리 사이를 부드럽게 자극해 보는 것입니다. 만약 암컷이 꼬리를 손가락 방향으로 꺾거나 들어 올린다면 수컷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상태입니다.

배란은 보통 2주에서 4주 정도 유지됩니다. 이 시기에 암수 합사를 시도하는데, 이때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만약 암컷이 꼬리를 좌우로 흔들며 거부 의사를 밝힌다면 억지로 진행해서는 안 됩니다. 크레스티드 게코 번식 과정에서 강제적인 합사는 개체들에게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습니다. 합사 시에는 사육장 불을 꺼주어 야행성인 그들이 편안함을 느끼도록 조성해 주는 것이 팁입니다.

💡 전문가의 Tip
별도의 메이팅 없이도 암컷이 무정란을 낳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정란 산란을 확인한 직후가 가장 확실한 배란 타이밍일 수 있으니, 이때를 놓치지 말고 메이팅을 시도해 보세요.

3. 산란 환경 조성 및 알 관리

메이팅이 성공했다면 암컷은 약 20일에서 45일 주기로 산란을 시작합니다. 보통 한 달에 한 번, 2개의 알을 낳게 되는데 1년에 4차에서 많게는 8차까지 산란이 이어집니다. 산란이 임박한 암컷은 본능적으로 습한 곳을 찾으므로, 사육장 내에 질석이나 코코피트 등을 깔아둔 습식 은신처(산란통)를 반드시 넣어주어야 합니다.

알을 발견했다면 2~3일 내에 수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늦으면 알이 마르거나 곰팡이가 필수 있기 때문입니다. 알을 옮길 때는 알의 위쪽 부분에 펜으로 표시를 해두어 위아래가 바뀌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알의 위쪽에 숨구멍이 형성되므로 뒤집힐 경우 태아가 질식할 위험이 있습니다.

수거한 알은 어두운 곳에서 플래시를 비춰보는 캔들링 작업을 통해 유정란 여부를 판별합니다. 붉은색 핏줄이나 핵이 보이면 유정란이며, 아무것도 없이 투명하거나 노란빛만 돈다면 무정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초기에는 핵이 잘 보이지 않을 수 있으니 무정란으로 보여도 1~2주 정도는 더 지켜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크레스티드 게코

4. 인큐베이팅: 온도와 부화 기간의 비밀

크레스티드 게코 번식의 마지막 관문은 해칭(부화)입니다. 알을 보관하는 인큐베이터의 환경은 습도 60~70% 정도를 유지하되, 물방울이 알에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바로 온도입니다. 온도는 부화 기간뿐만 아니라 태어날 아이의 크기와 건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 21도 내외: 약 100일 소요 (부화 기간이 길어지며 개체가 크고 튼튼하게 나옴)
  • 23도 (권장): 약 80일 소요 (가장 이상적인 밸런스)
  • 25도 이상: 약 60일 소요 (부화는 빠르지만 미숙아 발생 확률 존재)

일반적으로 온도가 1도 올라갈 때마다 부화 기간이 약 10일씩 단축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너무 높은 온도는 꼬리 휨이나 부절 같은 기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23도 이하에서 천천히 건강하게 부화시키는 것을 추천합니다. 만약 예정일보다 5일 이상 지났는데도 소식이 없다면, 캔슬링(인공 파각)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5. 산란기 암컷의 건강 관리 (중요)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산란 중인 암컷의 건강입니다. 알 껍데기는 칼슘으로 이루어져 있어 산란을 거듭할수록 어미의 체내 칼슘이 급격히 빠져나갑니다. 이를 방치하면 칼슘 쇼크(MBD)가 올 수 있으며, 심할 경우 폐사에 이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산란기에는 평소보다 슈퍼푸드에 칼슘제를 더 많이 섞어 급여하고, 귀뚜라미 같은 고단백 특식을 챙겨주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3일에 한 번 먹이를 주었다면, 이 시기에는 2일에 한 번 혹은 매일 급여하는 파워 피딩을 통해 어미가 체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크레스티드 게코 번식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생명을 탄생시키는 일은 설레는 만큼 무거운 책임감이 따르는 일입니다. 오늘 전해드린 정보를 바탕으로 철저히 준비하셔서, 건강하고 예쁜 아기 게코들을 만나는 기쁨을 누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