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미식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수많은 제철 음식 중 단연 으뜸을 꼽으라면 바로 가을 전어가 아닐까요?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속담이 있을 만큼 그 고소한 맛과 향은 가을의 정취를 더해주는 특별한 별미입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쓴 <임원경제지> 에도 등장할 만큼 우리 민족과 오랜 시간을 함께한 토속 생선, 전어. 심지어 이름에 ‘돈 전(錢)’자가 붙은 유래도 맛이 너무 좋아 값을 생각하지 않고 사 먹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오늘은 이 매력적인 가을 전어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임원경제지>

올해 전어 가격, 작년보다 반값! 지금이 기회
지난해 ‘금(金)전어’라고 불릴 만큼 높은 가격에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려웠던 분들에게 희소식이 있습니다. 올해 가을 전어는 어획량이 크게 늘면서 가격이 눈에 띄게 저렴해졌습니다.
실제로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의 9월 초 평균 낙찰가는 작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작년 이맘때 1kg당 3만 원을 훌쩍 넘겼던 시세가 올해는 1만 원 중반대에 형성되고 있습니다. 풍년으로 인해 어획량은 늘었지만, 여름철 집중 호우 등의 여파로 산지 소비가 위축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물론, 전국 각지의 전어 축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추석 명절이 다가오면 수요가 늘어 가격이 다소 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교적 저렴한 지금, 풍성한 가을의 맛을 즐겨보시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2024년 9월 | 약 30,000원 ~ 32,000원 | 어획량 감소로 높은 가격 형성 |
2025년 9월 | 약 14,000원 ~ 16,000원 | 어획량 증가로 가격 안정 및 하락 |
맛만 좋은 게 아니다! 가을철 건강 선물, 전어의 효능
전어는 맛뿐만 아니라 영양학적으로도 매우 뛰어난 식품입니다. 가을철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가득 품고 있는 건강 선물이기도 합니다.
우선 100g당 20% 이상이 단백질로 이루어진 고단백 식품이며, 혈관 건강과 두뇌 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오메가-3 지방산(DHA, EPA)이 풍부합니다. 이는 성장기 어린이의 두뇌 발달과 중장년층의 치매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특히 전어는 뼈째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통해 칼슘과 인, 비타민을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어 골다공증 예방과 뼈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신선한 전어, 어떻게 고르고 보관할까?
신선한 전어 고르는 팁
좋은 전어 요리의 시작은 신선한 재료를 고르는 것입니다. 아래 몇 가지만 기억하시면 실패 없이 맛있는 전어를 고를 수 있습니다.
- 비늘이 단단하게 붙어 있고 윤기가 흐르는 것
- 배 부분은 은백색, 등 부분은 푸른빛이 선명하게 도는 것
- 눈이 맑고 투명하며, 아가미는 선홍빛을 띠는 것
전어 손질 및 보관법
전어는 신선도가 생명인 생선이므로 구매 후 바로 요리해 드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만약 바로 먹기 어렵다면, 비늘과 내장을 깨끗하게 제거한 뒤 한 마리씩 랩이나 비닐에 싸서 냉동 보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냉장 보관 시에는 1~2일 이내에 꼭 섭취해야 합니다.
취향 따라 즐기는 전어 요리 A to Z
전어는 회, 구이, 무침 등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어 더욱 매력적입니다. 각자의 취향에 맞는 조리법으로 가을 전어의 참맛을 느껴보세요.
1. 전어회 (세꼬시 & 포)
신선한 전어 본연의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은 단연 회입니다. 뼈째 잘게 썰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나는 ‘세꼬시’는 전어회의 대표주자입니다. 뼈 씹는 식감을 즐기지 않는다면, 뼈를 깨끗하게 발라낸 포(필렛) 형태로도 즐길 수 있습니다. 초장이나 된장에 다진 마늘, 고추를 섞은 막장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입니다.
2. 전어구이
‘가을 전어는 머리에도 서 말의 깨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어구이의 고소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굵은 소금을 솔솔 뿌려 숯불이나 그릴, 혹은 가정에서는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에 노릇하게 구워내면 기름진 살의 고소한 풍미가 폭발합니다. 연기가 걱정이라면 종이 포일로 감싸 굽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3. 전어회무침 및 기타 요리
새콤달콤한 양념에 각종 채소를 듬뿍 넣고 무쳐낸 전어회무침은 입맛을 돋우는 별미입니다. 이 외에도 얼큰하고 시원한 전어탕, 짭짤하게 조려낸 전어조림, 바삭하게 튀겨낸 전어튀김 등 무궁무진한 요리로 변신이 가능합니다.
잠깐! 전어 섭취 시 주의사항
전어는 퓨린 함량이 다소 높은 생선이므로 통풍이 있는 분들은 과다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지방 함량이 높아 소화 기능이 약한 분들은 채소와 함께 섭취하거나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먹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올가을에는 풍년 덕에 가격까지 착해진 가을 전어로 식탁을 풍성하게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맛과 영양을 모두 잡은 가을 바다의 선물, 전어를 통해 계절의 변화를 만끽하고 건강도 챙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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